근데 대학에 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월세, 생활비… 다 내 힘으로 해결하고 싶어서 수업 없는 날엔 풀타임으로 일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회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점점 멀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고깃집에서 일하는데 새 매니저가 들어왔다. 처음엔 그냥 "너 테이블 왜 이렇게 느리게 닦냐?" "반찬 세팅을 그렇게 하면 어떡하냐?" 뭐, 이 정도 트집이었어. 솔직히 여기까진 괜찮았다. 근데 점점 내 소문을 이상하게 퍼뜨리고, 나중엔 쓰레기장에서 숯불을 얼굴 앞에 들이밀면서 협박까지 하더라. “그냥 알아서 그만둬.” …와, 이건 진짜 신고하고 싶었는데, 부모님 걱정하실까 봐 그냥 때려쳤다. 그러고 나서, 정말 오랜만에 교회를 가고 싶었다. 학교 근처에 있는 대형교회를 처음 가봤다. 내가 다니던 소형교회랑은 완전 다르더라. 웅장한 건물, 화려한 조명… 분위기가 마치 놀이공원 같았다. "와… 교회가 이렇게 화려할 수도 있구나." 근데 예배 도중 단상 위를 봤는데… 어?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그 매니저였다. 그가 대표기도를 하고 있었다.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아니, 잠깐. 뭐라고? 그 말에 난 순간 얼어붙었다. 매니저는 몸을 떨면서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눈에는 교회 안 사람들이… 전부 악마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예배가 끝나고 보니, 그 매니저 주변엔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그를 찾아가고 있었다. "저 사람, 여기서 되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었나 보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게 뭐지? 이 사람들은 대체 뭘 믿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