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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드라마틱한,카오스 사운드,여성 보컬

누에 누에 부르는 날에ㅡ고순복

03:15 | 12일전

절반은 흙이고 절반은 돌인 유유마을에 우리 두 자매는 산다
그 등허리 아홉 마지기에 누에 수억만 마리 기어다닐 뽕나무 심었다
고라실 뽕밭에 끼니 걱정하는 땀방울
뽕밭 뙤약볕 들었다 놓았다 한다
그러다 지치면 앞산 잠두봉 누에 5령을 무심히 바라본다
산비탈 뽕밭 사그락 사그락 먹어대는 부지런한 누에
자식처럼 든든하고 사랑스럽다
우리는 굼실굼실 기어다니는 누에를 먹여 살리고
누에는 종종걸음 놓는 우리를 먹여 살리느라 눈 코 뜰 새 없다
유유마을 봄가을엔 누에의 빗소리 집집에 든다
누에 누에 치며 뽕밭 기어다니는 사람들에게는 황금같은 비다
서로가 서로의 가장이 되어 한번은 살고 한번은 죽는 공생의 관계
누에는 사람을 위하고 사람은 누에를 위하고
짧은, 아니 한 생의 축제에서 굼실굼실 사는
이보다 더 성스러운 생 또 있을까
잠두봉이 바라보는 해람원 마당에 별 빛 쏟아진다
마당에 둘러앉은 별빛 같은 내 한숨 토닥이는 해람원은
굼실굼실 기어 다니는 누에 천국이다
이보다 더 성스러운 곳 또 있을까
누에 누에 부르는 날에
제목
00:51 |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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