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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해를가린 칠월

02:00 | 14일전

구름이 해를 가린 칠월
칙칙하고 후덥지근 하다
우리는 임실군 상관면 편백 나무 숲길 을 갔다
그 숲길엔 가족들 친구들 연인들 삼삼오오 짝을지어 간다
얼굴빛이 환했다
편백 나무 숲길은
삶에 지친 이들의 휴식처
땀 범벅된 사람 쉬어가라고 숲이 파랗다
편백 향기도 파랗다
땀을 식혀주는 바람
제잘대는 산새소리 정겹다
편백나무가 내 품는 향에 취해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이 순간
가뿐한 기운이 내 몸속에 스며든다
당당하게 서있는 고풍스런 편백을 보니
나도 그처럼 늙어가고 싶다
쭉쭉 뻗은 그에 자태
늙어갈수록 더 진한 향을 뿜어내는 그
죽어서도 그 향 잃지 않는 그
나도 그처럼 살고 그처럼 죽고 싶다
그 가 말한다
모든 건 거저 되어지는건 아니라고
애써보라고
제목
00:51 |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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