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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이 그대를 데려가고 난 뒤 — 울음의 독백

04:00 | 15일전

오늘,
나는 그대를 불꽃 속에서 잃었다.
눈물이 뜨겁게 타올라
제 불길을 삼키듯 번져 올라왔지만
나는 끝내 울지 못했다.
울면,
정말 그대가 사라진 것만 같아
목이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불길은 그대를 삼키는 동안
내 심장을 함께 태워갔다.
재가 되어 흩날린 것은
그대뿐이 아니었다.
내 삶, 내 숨,
내가 의지하던 모든 온기가
함께 부서져 날아갔다.
돌아오는 길,
나는 손바닥을 들여다보았다.
그대의 재가 닿았던 자리,
그 검은 가루가
꿈처럼 남아 있었다.
그 흔적을 털어내지 못한 채
나는 그 자국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었다.
마치 그대를 마지막으로 쓰다듬는 것처럼.
지금 나는
홀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대가 사라진 자리에
별들이 떠오르고 있지만
나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눈물이 번져
빛과 어둠이 한 덩어리로 흐려져 있기 때문이다.
“왜… 왜 나를 두고 먼저 가버렸나요.”
나는 그 말을
하늘에 던지고 또 던졌지만
바람은 침묵했고
달빛은 내 어깨에 닿지 않았다.
겨울 같은 밤이
내 가슴 안에서 길게 울었다.
그대여,
나는 그대가 남긴 온기를 찾으려고
재가 흩어진 자리를 긁어 모았지만
손끝에 잡힌 것은
모래 같은 허무뿐이었다.
그 순간
참아왔던 울음이 터져버렸다.
마치 꺼진 불이
자신의 마지막 숨을 토해내듯
슬픔은 나를 바닥까지 끌고 내려갔다.
나는 이제 안다.
사랑은
불꽃이 타오를 때보다
불꽃이 사라진 뒤
더 깊고 더 잔인하게 아프다는 것을.
그대가 남긴 작은 온기조차
겨우 붙잡고 살아가는 이 어둠 속에서
나는 매일
그대를 한 번 더 잃는다.
그대여…
오늘 밤만이라도
나를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다.
이 울음이
하늘까지 닿을 만큼
나는 그대를 사랑했다.
제목
00:51 |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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