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철학자 마르틴하이데거와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가 철학적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이야. 하이데거가 철학상담사이고, 프리다 칼로가 그녀의 그림을 가지고 하이데거와 상담을 나누고 있는 장면이야.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아. 하이데거: 당신의 그림을 보면, 단순한 감정의 표현을 넘어서 존재 그 자체의 상처가 열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건 ‘아프다’는 말 이전의 진실, 몸 깊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존재의 떨림이지요. 프리다: 전 그릴 때마다 내 살과 뼈에서 무언가를 도려내는 기분이에요. 그건 형태가 없지만 너무도 선명하고, 피처럼, 꿈처럼, 나를 휘감죠. 하이데거: 그것이 바로 말 이전의 진리, ‘개시된 존재’입니다. 당신은 색과 선을 통해, 우리가 언어로는 도달할 수 없는 존재의 진실을 드러내고 있어요. 프리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감당하지 못해요. 그들은 예쁘고 안락한 것, 고통 없는 그림을 원하죠. 제가 건넨 건 그들의 욕망이 아니라, 제가 감당해온 실존의 진실이었어요. 하이데거: 그들이 원하는 것은 현실의 은폐, 가공된 안식처일 뿐. 당신은 그 베일을 찢고 진실을 벗은 채 마주하게 만듭니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바로 그곳에서 예술은 존재의 집이 됩니다. 프리다: 제게 그림은 치료가 아니에요. 그건 절개에 가깝죠. 그림 한 점을 마칠 때마다, 저는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섭니다. 그 아픔 속에서만 저는 제 숨소리를 느껴요. 하이데거: 예술가로서 당신은 고통에서 도망가지 않는 존재입니다. 도피하지 않고, 존재의 상처 안에 거주할 줄 아는 드문 현존재지요. 그것이 바로 존재를 진실하게 여는 자의 태도입니다. 프리다: 상처는 저에게 벌이 아니라 통로예요. 그 틈 사이로 내 안의 우주, 내 존재의 조각들이 흘러나와요. 하이데거: 그 통로를 우리는 **열림(die Lichtung)**이라 부릅니다. 존재는 감춰져 있지만, 예술을 통해 그 감춤이 열리고 드러나는 터가 마련됩니다. 당신의 그림은 그 터 위에 존재의 진실을 올려놓는 사건입니다. 프리다: 나는 말이 아닌 상징으로 말합니다. 가시, 뿌리, 피, 나비, 심장… 그건 고통의 이미지이자, 제 삶의 언어예요. 하이데거: 그리고 그 언어는 말 이전의 존재의 진동입니다. 존재는 때로 언어보다도 상처나 침묵, 그리고 이미지를 통해 더 선명히 다가오지요. 프리다: 그렇다면 저는 말하지 못하는 존재를 대신해 그 고통을 번역하는 자군요? 하이데거: 당신은 존재의 침묵을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진 사람입니다. 그건 철학자보다 더 어려운 일이에요. 예술가 프리다, 당신은 존재의 어두운 방을 열고, 그 안에서 빛나는 진실을 끌어올리는 자입니다.